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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꾸는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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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69회 작성일 15-10-17 10:51

본문

 

고사상(告祀床)에 돼지가 웃고있다

울 밖에 나왔으니 웃음이 나오나 보다

 

옹이구멍에 눈을 넣다가 꼬리를 넣고 흔들어 본다

날개가 무거운 몸을 들어 올리듯

꼬리로 몸을 흔들어 본다

호리병 같이 주둥이가 나팔이 되었다

나팔같은 코로 자바라처럼 울밑의 흙을 날리며

지루한 하루의 모서리를 헤집고 있다.

 

태생이 천하면 울밖의 사정에도 어둡다

상석은 똥먹은 놈이 차지하고

똥과 식탁과는 거리가 없다

사료냄새나면 뒷골목에 어두운 공포가

질긴 칼을 맞는다.

번화가에는 만화방이 없고

구린내 나는 국밥집에 초대받은 날자만 빽빽하다

가끔 천장이 찢어지는 목 따는 소리가 들리고

쏟아지는 피는 웃음으로 보상 받는다.

 

돼지가 웃는다

입이 찢어지게 ,

지패한장 물고 있다

지난 날의 얼룩

무릎 꿇고도 해독 못하는 기원(祈願)

지패가 알리 없고

날개가 돋아나려는지 겨드랑이가 가렵다.

오늘은 장의사가 휴가중이라

웃을 날이 그의 목을 넘보고 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0-19 10:17:50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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