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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컹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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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38회 작성일 17-03-02 08:47

본문

설컹거리다

 

이영균

 

 

말 셋이 말 섞으며 들어섰다

지쳐 보였지만 화색이 돌았다

기다렸다는 듯 반갑게

술과 안주가 나왔다

뚱뚱한 말은 말 없이 먹었다

보통 말은 적당히 먹었다

야왼 말은 술만 마셨다

 

말을 기름지게 씹어대며 칠칠 거리는 뚱보 말

차근차근 논박하듯 잘근잘근 씹는 보통 말

취해 말을 외로 뱅뱅 꼬는 야왼 말

말, 말, 말, 씹어대는 말들의 엇박자

혀 꼬부라진 결말 교묘하게 화음이 된다

허공으로 부서지는 건배가

나팔꽃이 되는 말들

 

외양간 나서는 말들

승전고 울리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깨동무한 채 뱅뱅 돌아

물컹물컹 밟히는 말의 똥 

 

시절이 참 질펀하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3-07 12:48:3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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