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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말의 빈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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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01회 작성일 17-03-0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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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말의 빈 곳




몸의 끝은 언제나 구멍의 형식으로 열려 있다
몸의 끝과 끝이 닿는 방식으로 
당신과 내가 내통하는 밤

끊어진 호스와 호스를 이어 뜨거운 
그 무엇을 흐르게 하는
삶의 최초이자 마지막 지점을 
검정테이프로 친친 감는 꿈

뜨거운 것들이 밀려 들어오고 
더 뜨거워져서 다시 흘러 나가는 
우리 몸의 河口

끝내 머리칼을 적시며 
가쁜 호흡으로 건너가는 질펀한 
어둠의 강이다

내가 좋아한다고 말하면 
그건 버려야 한다고 말해 주는
거울 속의 언어들이 머리맡에 
내려 쌓이는 밤

등시린 몸 속에 갇힌
당신과 나
결빙하는 물처럼 쩡쩡 울고 있는지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3-07 12:50:4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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