꿋꿋한 밥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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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드아이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62회 작성일 17-03-25 06:05본문
꿋꿋한 밥냄새
그립다는 건
배고픔에 달려드는 밥냄새다
방향도 없이 날아와 꽂히는 화살
우연히 멈춰진 꽃 앞에서 가만히
터져나오는 신음
꽃빛도 찬란한 꽃빛 이지만
그 분홍속에 더 분홍 그대모습
나뭇잎 하나가 붙인 불 온 산에 붉어
속수무책 가을이 타죽고
봄마다 목련은 탁하게 쉰 목소리를 내며
꽃을 토했다
어떤 간절이 기연을 붙잡고 나비를 부르나
우연에 깃든 길은 그저 이연으로 아물 뿐
혼자 말하고 혼자 듣고 봄날이 갔다
그립다는 건
밥냄새에 달려드는 배고픔이다
그래서 그렇다
아무도 한 번도 이름 불러주지 않은 꽃들도
봄이면 피었다 진다
꿋꿋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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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거명님의 댓글
김거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항상 강렬한 결구로 마무리를 하시네요.
이름 불러주지 않는 꽃과도 같은 심정으로
우울한 창밖을 보게 되네요.
씨유래러...
오드아이1님의 댓글
오드아이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정말 감사 드립니다...
어찌보면..그 사람의 글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그 사람의 일생이 고스란히 담겨
나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최근에 하게 되었거든요
제 성격이 ..세살서 비롯된.. 여든까지 갈...뒤끝이 좀 물르구나 하는 걸 살면서 많이 느꼈답니다
해서..이전의 글들이 죄다 결구가 흐리멍텅한게 대부분이였읍니다
그래서 일부러 더 일생을 변화 시켜보겠다는 턱없는 용심으로 지금은 결구에 많은 힘을 주곤 합니다..
ㅎㅎ..그래봐야....잡문 범위 겠지만요...다시 감사 드립니다..
아...혼자서도 잘 노는 것도...좋은 삶의 모습이라는거...요즘 드는 생각입니다....
청소..빨래..설거지..밥..김치담기..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