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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를 경배함 / 水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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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83회 작성일 15-07-06 17:20

본문

매화를 경배함/손성태

 

가시 끝에서 망울지는
연분홍 꽃몽우리
찬 서리를 시리게 적시며
덴 입술을 붉히다

가시인 듯 가지인 듯
언 하늘에 풀무질하고
눈꽃에 담금질하여 맵차게 벼린
창끝, 서슬이 푸른 향, 터져 나오다

파르르 끌리는 눈길이 멈칫, 한 거리는
저민 그리움의 순간
그대에게 해준 일이 아무것도 없구나
아찔하게 취하여 취하려할 뿐

비바람 등에 지고
살포시 뜨는 아미
한발 내민 버선코에 휘청거리고

무리 진 기러기 떼 달무리를 비껴나는 황망한 밤
벌들은 한땀한땀, 펼친 치마에
별꽃들을 수놓다

시린 겨울이 다시오면
어느 초인이 그대 발등에 입맞춤 하리니

진눈깨비 곰삭히는 창가에
설레게 서성이는 이
그 누구신가?

{시와 표현 5월호 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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