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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별

 

이영균

 

 

탈북 작가의 시

「딸을 백 원에 팝니다.」의 비정한 여인은

몸값으로 받은 백 원으로 빵을 사서

이제 작별을 해야 할 굶주린 딸의 입에 물려줄만큼

푸른 신호등 속에서 아이와 환하게 웃었을

이미 적색 신호등인 채

말기 결핵으로 죽어가는 병약한 언어장애 여인인 듯 

딸을 위한 강인한 엄마였다

 

제 생의 불꽃이 꺼져가는 대도

딸만은 살아남기를

소원하는 엄마였다는 것만 바램이던

굴뚝을 벗어난 까만 굴뚝새로 훨훨 날아서

사막 같은 절망 뭉텅뭉텅 다 잘라버리고

깜장 없어 몸 희어질 환한 세상에

안착하기만을 바람하던

한없이 자혜로운 엄마였다

 

돌아보면 그 자혜로움 초월한 나는

가난이 싫어서 화려한 10대를 꿈꾸며

엄마를 배반한 반항아였다

길 끝의 푸른 신호등을 믿지 않았다

빈곤만 벗어나려 달리다 보면

몸속의 푸른 정맥이 붉게 변하여

거짓이 참처럼 푸른 신호등으로

다가올 때도 있었다

 

순간 아찔하게 벌어지는 엄마와의 사이

그때도 언제나 푸른 초원이던

엄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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