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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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353회 작성일 17-03-31 04:31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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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들
류근
이상하지
시깨나 쓴다는 시인들 얼굴을 보면
눈매들이 조금씩 일그러져 있다
잔칫날 울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처럼
심하게 얻어맞으면서도
어떤 이유에서든 이 악물고 버티는 여자처럼
얼굴의 능선이 조금씩 비틀려 있다
아직도 일렬횡대가 아니고선 절대로 사직 찍히는 법 업는
시인들과 어울려 어쩌다 술을 마시면
독립군과 빨치산과 선생과 정치꾼이
실업자가 슬픔이 과거가 영수증이
탁자 하나를 마주한 채 끄덕이고 있는 것 같아
천장에 매달린 전구 알조차 비현실적으로 흔들리고
빨리 어떻게든 사막으로 돌아가
뼈를 말려야 할 것 같다 이게 뭐냐고
물어야 할 것 같다
울어야 할 것 같다
`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위험한 날
류근
술꾼들에게 가장 위험한 날은
뭐 다 아시다시피
술맛이 물맛인 날이다
반드시 바닥에 누워 바닥을 본다
바람둥이에게 가장 위험한 날은
뭐 다 아시다시피
아무나 여자로 보이는 날,
이 아니다
여가가 다, 아무나,로 보이거나
여자가 오히려 나,로 보이는 날이다
오늘 나처럼 어무것도 아닌 사람에게 위험한 날은
지구에서 보이고 보이지 않는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끼룩끼룩 눈물겨워서
하느님도 되고
어머니도 되고
작부도 되고
정류장도 되고
애인도 되어서 그냥 다 두어두고 싶은 날
울다가 사람으로
그만 돌아가고 싶은 날
기러기 남쪽으로 가고
메추라기 북쪽으로 간 바로 다음 날
그다음 날
우주의 꽉 찬 빈틈이 보이는 날
`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시 반가운 이 만나는 것이 이처럼 기분 좋을까
그런데 말야 맛있는 시까지 덤으로 주니 더욱더 기분 좋구만
부러운친구 엄지척 놓고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