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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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디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36회 작성일 15-10-25 16:36본문
몽몽
먹구름이 몰려오는 줄 알았더니 매부리코의 망토야
옆구리에 흰옷을 입은 여자를 꿰차고
휘휘 휘파람 불며 기다란 팔을 채찍처럼 휘둘러
허리가 기역으로 꺾인 여자가 달아나
어서 달아나라니까 피를 철철 흘리며 외쳐대
번개는 느닷없이 마른 하늘에 자지러져
매부리코의 입에서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혀가 튀어나와
소름 끼치는 혀가 귓불을 스치고 지나가
다리가 후들거려 나는 그만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하늘과 땅이 한데 뒤엉켜 빙글빙글 돌아가
찔레나무 덤불 밑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아기가 엉금엉금 기어다니며 엄마를 불러
찔레나무 붉은 열매를 마구 쥐어뜯으며
아기가 울어 엄마라는 말밖에 모르는 아기가 숨 가쁘게
불러대는 엄마, 엄마가 귓속에 박혀 빠지질 않아
내가 나를 신뢰할 수 없을 때 너는 생겨나
수십 개의 피묻은 손가락이 피아노 건반 위를 뛰어다녀
저건 필시 악령을 부르는 춤사윌 거야
내 잠 깊숙이 흡반을 찔러넣고 체액을 빨아먹는
징그러워라, 꽃이라니 내 마음이 피우는 꽃이라니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1-02 11:48:24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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