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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1,579회 작성일 17-04-12 16:11

본문

 

바오바브







샤워하다가 아랫녘을 보니까
파뿌리 덩그러니 매달렸다

끽연 이력으로 보아서 속엣것이 까맣게 그을렸을 것인데
곱슬곱슬한 두덩은 차차 결기를 잃었다

다산성 대륙은 흙먼지 갈아엎다가 새까맣게 타고
조물주 거시기만 외외하듯이

연기가 온몸을 돌다 비루먹은 굴뚝
아무리 광내도 세 치 혀 같은 거웃은 까매지지 않는다

긍휼히 감싸 무두질하려다
함부로 녹슨 샅추리 흰 눈썹을 색칠해 주었다

한 그루 졸지에 함초롬해졌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4-17 11:38:50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화로운 나날

  류근




가끔은 조조영화를 보러 갔다
갈 곳 없는 아침이었다
혼자서 객석을 지키는 날이 많았다
더러는 중년의 남녀가 코를 골기도 하였다
영화가 끝나도 여전히 갈 곳이 생각나지 않아서
혼자 순댓국집 같은 데 앉아 낮술 마시는 일은
스스로를 시무룩하게 했다 아무도 오지 않았다
나날은 길었다 다행히 밤이 와주기도 하였으나
어둠 속에서는 조금 덜 괴로울 수 있었을까
어떤 마음이든 내가 나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
밖에서 오는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는 시간은 공연했다
심야 상영관 영화를 기다리는 일로
저녁 시간이 느리게 가는 때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는 식민지 출신이었다
아프리카엔 우리가 모르는 암표도 많을 것이다
입을 헹굴 때마다 피가 섞여 나왔다 나에겐
숨기고 싶은 과거가 아직 조금 남아 있다
어떤 밤엔 화해를 생각하기도 했다
나는 언제나 한 번도 실패한 적 없는 미래 때문에
불안했다 그래도 과거를 생각할 때마다
그것이 지나갔다는 것 때문에 퍽 안심이 되었다
심야 상영관에서 나오면 문을 닫은 꽃집 앞에서
그날 팔리지 않은 꽃들을 확인했다 나 또한
팔리지 않으나 너무 많이 상영돼버린 영화였다



`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댓글 좋았는데 웬 퇴고, 그냥 좆털 야그.
늙어간다는 건, 아마도 숱한 욕망과의 결별은 아닐지.
오늘은 세월호 보러 목포 갑니다. 아니,
아바이 동무께서 어리광이 심하야, 모시러.
좋은 하루 지으시길

소낭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원글보다
댓글이 우수해 보여서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도 그렇지 좆털이 뭡니까 좆털이...
아름다운 시어를 쓰셔야지
동심 파괴하는 단어나 쓰시고 진짜....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몸도 이제는 날염 가공을 할 때가 되었으니 많이 삭았다고 봐야겠지요.
시단에 지진 일으키는 일 많으시길 바랍니다.

쇄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제 술 마시다가 슬쩍 보고 깔깔 웃었습니다.
역쉬! 한 잔 마시고
답다! 한 잔 더 마시고
고상한데 고상떨지 않는 건 참 좋은 일 같습니다.
한때는 야에 동했으나
어느새 무덤덤한 무덤에서 꺼내는 기발이
좋아, 굳이 고쳐 쓰지 않을 작정입니다.
할 만큼 한 것 같지도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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