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남자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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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642회 작성일 17-04-27 15:46본문
혼자 사는 남자의 경우
떨어진 손가락과 남은 손가락의 관계를 생각합니다 무심코 손가락을 주워들면 지문이 원을 그리며 나선운동을 합니다
사각의 방
여백이 점점 좁아지고
나는 좁아지는 방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방의 기후는
눈 내리는 새벽의 이미지고
푹푹 빠지는 발이
잘려나갈 것처럼 덜렁거립니다
수많은 절단면에서 피가 솟구칩니다
내게 필요한 건 손가락뿐입니다
단추들
알몸을 지탱해온 단추의 이력과
단추가 풀린 소매의 외로움
남은 손가락으로는
능숙하게 단추를 채울 수 없습니다
손가락을 붙이려는 시도도 했습니다 다른 손가락들이 거부해 붙일 수 없습니다
방은 처음부터 불온했습니다
나를 혼자 남겨두고
방은 힘껏 추락하는 중입니다
손가락을 놓쳐버립니다
남은 네 개의 손가락도 산산이 부서져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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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견이지만 예전보다 훨씬 부드럽게 읽힙니다.
시인은 문청일 때 시를 다 쓴다. 그리고는
중견이 안 되려고 안간힘 쓸 뿐이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가 늙으면 퇴폐보다 못하거든요,
그러므로 실록의 힘을 믿습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도 활연님과 비슷한 생각이듭니다.
뭔가 한차원 높아 졌다고 할까요.
휼륭한 시를 써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듯 보입니다.
시를 감상하면서 행복감을 느끼게 되네요.
정말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나들이 하기 좋은 날씨가 이어집니다. 주말에 나들이라도... 날씨만 좋다면^^*
늘 건필하소서, 이기혁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