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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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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55회 작성일 17-05-04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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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아무르박


몽환의 세계는
안개가 낀 숲에서 온다는 말을 믿기로 했다

호수 끝자락 벤치에는
누군가 두고 간 들꽃이 한 송이 놓여 있었다

물구나무서지 않아도
나무는 호수에 얼굴을 비치고
하늘을 바탕으로 수채화 물감을 풀었다

누구였을까
그도 나처럼 계절을 앓고 있는 몽유병 환자였을까

물비린내는 햇빛에 말린 호수

바탕색이 짙어질수록 속내를 감출 수 없는
음수 다난한 질곡의 내수면이 얼굴
자화상이라 부를까

잃어버린 사람이 생각나면
나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 끝에
누군가 다녀간 듯한 벤치에 않아 마냥
비가 내리기를 기다릴지도

하늘과 나 사이에 거리를 낙숫물이라 할까
이 가슴 천 년 바위라 할까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5-11 15:05:5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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