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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5】하루살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64회 작성일 17-05-15 11:57

본문

5

【이미지5】하루살이


혹시

딱 하루만 살아 봤니?

낡은 책장에서 뜯겨 나와 허공을 펄럭이다 

중심으로 한 번이라도 떨어져 봤느냐고 물어보는 거야?


논객들이 뜯어먹는 살점들 사이로

새로운 파토스의 파편들이 뒤엉킨 중심

어지러운 공간으로 소용돌이가 치는 

그 중심에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지금 서 있는 거야!


하루만 베어 먹고살기도 벅찬 17㎜ 삶의 무게가   

요란하게 돌아가는 중심에서 숨 벅찬 날갯짓하는 것

새벽이 열리면 텅 비어있는 만큼

하루가 

몸무게보다 

무거운 무게로  

짓누르고 있는 고통 속에서


고대의 왕조사가 

잘 못 써졌다고 운운하는 것부터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논할 여유조차 없는 지금 

어처구니없게도

내가 그 중심 블랙홀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날갯짓으로 

등화(燈火) 달려들고 있는 거야!


촛불 심지 끝에 매달린 

늙어가는 불똥으로 달려던 5mm날개는 

씁쓸한 탄내로 훨훨 타들어 갔으므로

발밑으로 떨어지는 좌절이거나

산화해서 혁명의 불꽃 같은 희망이 되거나 


나는 25시 편의점에서 탄내 나는 좌절

혹은 

혁명도 아닌 희망을 안주 삼아 

목구멍으로 넘기는 소주잔 

그렇게 하루가 풍장으로 사라지고 있는 거야

오늘 하루가

아니

하루살이가

또는 내가

비참한 거야?

억울한 거야?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5-17 10:18:5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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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루살이도 나름 생활이 있고 운명이 있을거라
생각하니 모든 생은 다 중요하다 싶습니다.
늘 귀한 소재로 깊이 풀어주시니 존경스럽습니다
건필을 빕니다.

한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 시간이
꼭 하루를 넘기기 조차
힘들때가 있었습니다
하루치의 시간조차 버거워지던 시절
편의점의 소주 한 병이 유일한
위로를 주던 시절
시인님 말씀처럼
비참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던 시절
다시 낡은 책장 속으로 숨어들던...
그 시절이 지나고서야 뒤늦게
조금은 단단해 졌다는 걸...
깊은 산중 명상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던진 화두에
일말의 근거를 찾아 내려가는
하산길 같습니다
남은 오후 편한 시간 되십시요
잡초인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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