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집 주인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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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1,639회 작성일 17-05-23 12:10본문
수선집 주인 /秋影塔
끊어진 언덕길을 잇는 재봉틀이
돌아갑니다 그 소리 조금은 창백하게
언덕에 이마를 맞댄 창문을 뚫습니다
터진 실밥 같은 주름으로 실이 지나가면
헤진 일기장을 더듬는 바늘이 떨리나 본데
오늘이 어제를 재봉틀에 넣고
오늘은 내일을 당겨 재봉틀에 올리면
밥 몇 그릇과 국이 됩니다
지나온 세월이 온통 수선할 것뿐이어서
삐걱거리는 관절에 소주 한 잔을
기름 붓고 흐릿한 시선에는 안경을
걸어야 합니다
제 흠집을 수선하기도 전에
세월을 수선 하려는 사람들이 낡은
가방에 낡은 시간을 담아서
가져 오는 날, 한가하게 이승을 배회하던
잘 아는 영혼들도 따라옵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5-25 09:22:34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이 어제를 재봉틀에 넣고
오늘은 내일을 당겨 재봉틀에 올리면
밥 몇 그릇과 국이 됩니다///
세월을 수선하는 장인이시군요
대단하십니다
저도 어제를 수선하려 맘을 먹었지만
너무 헐어버려서, 아나 실력이 모자라서
폐기처분이 훨 나을 듯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구나 자기의 지난 일을 늘어놓고
어떻게 해보려고 합니다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어서, 어절 수 없이 오늘에
만족하며 살아갑니다.
가난한 수선공의 삶을 그려 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마음 같지가 않은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테울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을 마치 수선이나 하듯
재봉틀에 엮이는 실 마디가 이채롭습니다
생각의 깊이가 감탄 밖에 안나오는
추시인 특유의 기발한 착상 입니다
재봉틀에 얽힌 영혼을 읽고 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난을 깁는 수선공의 삶을 조명한다는 게
이런 글이 되고 말았네요.
옷가지를 수선하듯 삶도 수선하고 재시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삶이 매달린 재봉틀을 돌리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을 듯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영탑님
지나온 세월이 온통 수선 할 것뿐이어서//
대단한 시 한편 읽고 갑니다
나도 수선 하러 빙원엘 갔다 왔시라우......
시인님은 모든 것을 수선 하지 말기요 ㅎㅎ
미리미리 보양식 많이 많이 드시고요 !!
감사 합니다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병원엘 다녀오셨다고요?
이 나이가 되면 몸의 부품들이 모두
노후해서, 이목구비부터 팔 다리, 허리 배까지
다 교체를 요하는데 불행히도 사람에게는
생산된 부품이 없으니··· ㅎㅎ
그래 병원에 다녀오셔서 더 나아지셨는
지요?
건강에 각별히 주의하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은영숙 시인님! *^^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난하지만
의미있는 장인 수선공의
한땀 한땀이 보입니다^^
세월에 흐려진 시력 만큼이나
일생 한가지 일에 전력하시는
모든 분들께 경의로움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평생 한 가지 일로 가족을 보살피고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워냈을 겁니다.
다 수선하면서도 한 가지 자신의 생만은
마음대로 어쩌지 못했을 삶이 느껴집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감사합니다. 한뉘
시인님! *^^
힐링님의 댓글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세월 지나서사 보니 수선 할 것이 왜 이리 많은지요.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병원이라는 수선집으로
후회의 집으로 달려갈 곳이 너무 많습니다.
제대로 수선해줄지 의문도 들고요.
전보다는 못하지만 병원이나 후회의 집에서
조금씩 돌려주니 그나마 위안이고 살아 갈 힘을 얻습니다.
오히려 더 소중하고 값이 져 바라보면 행복이 물살처럼 밀려오는 것을
곱접을 누리곤 하지요.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병상린입니다.
이목구비 다 고장나고, 대들보에서
주춧돌까지
성한 곳이 없으니,
누구한테 아주 튼실한 육체라도 하나
선물 받는다면····
하하··· 입으로 배 부릅니다.
감사합니다. 힐링 시인님! *^^
육손님의 댓글
육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훌륭한 시입니다.
큰 공모행사에 당선권에 근접하는 작품입니다.
헌데 이 작품이 떨어진 이유는
1연 1행
재봉틀이 돌아 갑니다. 에서 행 이음 문제 그리고 그냥 재봉틀이 돌아갑니다. 라고 하기에는
약간 서운 한 표현이 보입니다.
그리고 2연 3행 오늘이 어제를 재봉틀에 넣고 라는
표현은 문법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4연 2행에서
낡은 이라는 단아를 다음 행으로 넘겨야
리듬을 탑니다.
창작시방에서 훌륭한 수작을 보게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뼈와 살이 되는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아직 시인도 아니고, 습작 중이지요.
이 사람은 시로 출세할 욕심은 전혀 없습니다.
그저 여러분들이 읽어준다는 기쁨 하나로
소일거리 삼아, 또 따로 할 일도 없는
무료한 시간 달래기로 글을 쓰고 있을
따름입니다.
육손 시인님의 훌륭한 가르침을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