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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검정 손가방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477회 작성일 17-05-24 09:03

본문

어머니의 검정 손가방 / 최 현덕


한 움큼 흘린 눈물방울 위에
창살을 비집은 오후의 햇살이 머문다

염색해 드린 다음 날
사그라지는 유품, 검정 손가방
어머니의 염색 도구가 가지런하다

주인 잃고 덩그러니 남아
갈피 못 잡는 유품 속을 들여다보는 나는
명치끝에 걸린 말의 씨앗을 쓸어내린다
어머니는 “몇 번이나 더 해 줄래?” 물었고
나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하고 내 뱉었다
흰머리를 감추기 위해 늘 수건을 쓴 어머니
유년의 내 기억을 들추면,
어머니 머리에 물들여 주던 시간이 유영(遊泳) 한다
서글프면서도 입가에 미소 머금게 하는 시간들
어제 오후, 어머니 정수리에 세월의 금이 보였다
그 금을 지우느라 솔질을 덕지덕지 하면서
왠지 두려웠던 건,
성성한 백발이 이 못난 자식 걱정 때문이었을...

어머니와 함께 머리에 물들이던 시간이
훠이훠이 먼 산을 넘을 때,
‘백 살까지만 해 드릴께요’ 할 걸, 껄, 껄, 껄...
후회의 눈물방울이
명치끝에 걸린 말의 씨앗에 아롱진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5-29 09:35:44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맙습니다. 퇴고 글에 귀한 걸음까지...요
내 글은 보면 볼 수록 홀딲 벗은 내몸 같아서 창피합니다.
겉 옷을 입혔습니다. 그래도 아직...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즈음 따라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가슴 찡한 사연이 저 먼 세상 속에 회자하듯
정이 묻어나는 글로 가득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부모에 대한 생각은  마찬가지,
가슴에 담고 표현을 자제하는 모습 입니다.

백발이 자식 걱정이라는 생각, 우리는 수많은
시행 착오와 짐을 부모님 께 지워 저승으로 보낸
불효한 사람들인지 모릅니다
감사 합니다. 평안을 빕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좀, 허접한듯 하여 새옷을 입혀드렸습니다.
고맙습니다. 퇴고 글에까지 격려를 주셔서....
좋은 하루되세요. 두무지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도 어머니의 머리 염색을 한 번이라도
해드렸으니 효자입니다.

지금 생각하면서 그거라도 해 드렸더라면
후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

최현덕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 시인님!
고맙습니다. 답신이 너무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어머니 머리염색을 더 해드리고 싶어서 옷칠을 다시 했습니다.
퇴고 글에도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추시인님의 성의에 감사드립니다.
복된 하루 되소서!

은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현덕 님
안녕 하세요 우리 아우 시인님! 방가 반갑습니다
수없이 또 읽고 또 읽어 봐도 효성 지극한 우리 시인님의
사연에 감동으로 머뭅니다
바쁜 틈 다 저치고 창방의 활동에 찬사를 보냅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행보 되시옵소서
최현덕 우리 아우 시인님!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이쿠, 우리 은영숙 누님!
정말로 송구합니다. 부련한 몸으로 오셨다 가셨는데, 이렇게 늦어서요.
누님의 염려지덕에 이곳 행사도 잘 진행되고 있고 무탈하게 치뤄지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복된 하루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건강하세요 울 은영숙 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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