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풍경 > 우수창작시

 

 

 

 

보라색 풍경

 

 

 

빛과 소금이 되라 하셔서

 

주먹을 꼭 쥔 적 있어요

 

창밑에 나팔꽃 새순 꼬불꼬불 새파랬어요

 

둥그런 보라색 꽃빛이 창문을 두드리고

모르는 얼굴을 보며 환한 웃음 던질 때 마다

우는 등에 가만히 더운 손 얹을 때 마다

 

문득 문득 알았어요

울컥 울컥 살고 싶은 세상

 

바람은 창문에 흔들리지 않아도

창문은 바람에 흔들리더군요

 

촛불 하나  책상 하나 넘지 못하고

한 줌 소금 한마리 생선만을 지킬 뿐

 

마을의 어둠을 어떻게 물리 치나요

바다에 가득한 등푸른 생선들 어찌 하나요

 

창문을 여니

 

창에 가득 핀 나팔꽃 하나 하나

보라색 창문을 만들었네요

보라색 집을 만들었네요

보라색 풍경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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