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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를 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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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통통 삐에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80회 작성일 15-11-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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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를 마시다 /
                        
저수지 바닥이 쩍 갈라졌다
주정뱅이 남편 손찌검에 생을 마감한 점순네
노름빚에 야반도주한 바우가 떠오른 그곳
가물치, 잉어, 붕어 등 
햇살에 숨 가쁜 비늘 아래 속살이 깊다
양동이 채운 사람들 집으로 돌아간 뒤
참기름 냄새 진동하는 저물녘 마을
가마솥에 우러난 뿌연 육수
가뭄에 바싹 탄 속, 풀린 밤이 다 가도록
덜그렁 덜그렁
아미타불 외는 처마 밑 물고기
새벽이 되자 하늘이 울었다
모두 부처를 마셨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1-08 17:01:41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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