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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4.5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육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79회 작성일 17-06-23 23:35

본문

 

노동 4.5

 

 

 

파도를 쉼 없이 저어가던 뱃사공의 노가

잠시 멈추고 평형을 유지하려 할 때

노동은 바다의 깊이만큼 먼 수평선까지 뻗어있다.

뱃사공이 노를 멈춘 시점에서

쉼은 노동의 흔적을 마치 이정표처럼

바다의 이곳저곳에 세운다.

부두에 닿아야 끝나는 노동과

품삯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끝나지 않는 노동과

피곤한 반찬과 허술한 밥 한 공기로

오늘 하루를 건너뛰는 내일들과 달력들

 

누군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묻는 다면

나는 단지 노를 저을 뿐

 

부둣가에서 묻어 온 술 냄새가

내 노동을 희석시키고

낡은 형광등 불빛이 끝나지 않는 노동을

이윽고 이야기 한다.

곤히 잠든 아내와 어린 아이가

내 노동을 빨아들인다.

 

파도 소리만 가득한 허술한 집 한 채

잠에서 깬 아내가

시간 한쪽을 채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6-29 09:04:53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신광진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육손 시인님 반갑습니다
고운 댓글로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잠시만 보아도 느낌표가 가슴에 들어옵니다
섬세함과 용기 희생해서 주고싶은 사랑
때론 부담으로 느낄수도 있지만 시작은 품에 안는 사랑같습니다
강하게 흔들어서 스치고 지나가면 돌아보겠지요
한자리만 해도 멀이 울려 퍼지는 시인님의 감성을 느낍니다
좋은 시를 쓴다는것은 읽는이에게 편안함을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해가 부족하면 읽는이에 마음도 닫히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시인님이 말씀 주신 고운 마음 간직하겠습니다
하루 빨리 비가 내려서 가뭄이 해갈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댓글이 서툴러서 잘 안쓰는 편입니다
댓글을 쓰고나면 몇날 쌓아둔 시한편이 쏟아져 나옵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 유의 하시고 좋은 시 많이 쓰세요.^^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려운 시제를 이렇듯 쉽게 풀어가시는 능력이 탁월하십니다
노동의 끝은 결국 쉼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지 노를 저어야 되는 노동이지만 같이 감싸안고 가야될 이들이 있어
고단함을 잊게 해주는거겠지요

의미깊은 섬세한 시심에 머물렀다 갑니다

육손 시인님 감사합니다
진정한 쉼이 잇는 평안한 주말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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