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7월1일 사촌을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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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246회 작성일 17-07-03 17:32본문
2017년7월1일 사촌을 보내다
전립선이라는 선 위에 하루해가 슬금 슬금 넘어간다.
탱탱해진 생명의 악기에는 살아야 한다는 슬픔이
제수씨 눈빛을 단단하게 하면서 홀로 울게 하였다
하필이면 그의 나이도 아직 청춘인데
시간이 너무 당겨지면 가족들의 심장에 칼날 박히고
혹시나 느린 시간이 있는지 필사적으로 살펴보았지
가파른 산골을 헤매든 사촌, 기도하는 마음으로 전립선암과의 초침싸움
밀물 같은 통증들이 산 중턱에 내려 앉아버렸다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살고 싶은 것이었다. 칡넝쿨 보다 질긴 생명의 피 뚝뚝 흘려내면서 산을
오른다 비뚤어진 생명선 길 마지막 끝에 꽃 한송이 피워보고 싶은 것.
단절되어 가는 선을 이어 식구들과 단란함을 꿈꾸고 있었던 그 사람에게
하루 하루의 호흡이 씩씩 소리 내며 어다 까지 몰고 가려고 하는지
영정 초상화속 선들은 검게 흐느낌의 소리 울리고 있다
생사의 얼굴에 피어나는 눈물꽃잎 떨어지는 소리
보내야하는 자와 떠나야하는 자의 약속 같은 울부짖음에
산길은 왈칵 장례식장으로 들어와
그가 갈길에 선 한줄 그어 놓았다
아까운 목숨이 허공을 움켜잡고 올라가고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7-10 20:11:02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까운 목숨이 허공을 움켜잡고 올라가고 있다
가슴이 아프네요
관계는 꼭 붙드는 건만 아닌 것 같아요
맺는다는 것,
멀어져가는 모습에서도
맺히는 게 더 많겠지요
한처럼 말이지요
좋은 글이라고 감히 하기엔 가슴 아픈 글
잘 느끼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