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경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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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346회 작성일 17-07-12 02:51본문
급발진 경위서
밤새 서걱거렸지
선풍기는 우현으로 돌며
내 눈꺼풀을 흔들고 있었지
파랑새가 저 안에 있었네
지독하게 안전한 새장속에서 아침을 맞고
한 계절에 갇혀 떨어야하는 날개로 살고 있었네
손에서 곤두박질치던 고무동력기처럼
맥없이 엔진이 덜덜거리며
날지 못해 추락할 수 없는 몸으로
침대에서 떨어지는 이불이 부러웠어
눈을 떴을 때 낯선 장소가
분명 어제를 후회라고 밝혀내듯
가끔 그런 아침이 필요했으니까
소리에 대한 이야기 좀 할게
일정한 주파수로 떨고 있는 것들
새벽에 발작하는 탁상시계
수많은 빗방울의 이구동성과
한밤중 샤워기에서 흐르는 선율은
비명일 수 있을까
체모를 뒤집어쓴 채
야위어가는 비누를 본다면,
꾸룩거리는 수챗통과
신음하는 양변기까지
선풍기는 우현으로 돌며
내 눈꺼풀을 흔들고 있어
파랑새는 저 안에 갇혀 있고
날개는 맥없이 덜덜거리며
제 몸을 숨기고 있어
침대에서 떨어지는 이불과
모서리로 전진하는 탁상시계가
풀어지는 태엽의 방향으로 발작하지
나머지 사물은 죽어있었고
밤새 선풍기만
우현으로 돌고 있었을 뿐인데
아침마다 왜
가슴이 답답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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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공덕수님의 댓글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시 댓글 無
ㅋ 조만간 1월 1일자나 가을,
조중동에서 뵙게 될 듯
건강하십시요.
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