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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5) 나비의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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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9회 작성일 17-07-0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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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변명


아무르박


나방이 날아들었다
전자 파리채는 오른손에 출격 준비를 하고
동쪽으로 난 베란다의 방충망을 열었다
세탁실로 날아간 침입자
세상의 모든 잡동사니는 그곳에 있다
나는 또 한 번
수많은 틈이 있었음에 놀라고 있었다
날개를 가진 족속들은
이 땅에 발을 딛고 사는 족속들에 쫏김을 당했다
익룡이 틈을 찾다가 참새가 되었는지도 모를
진화론도 시들한 다음 날 밤
아내의 기억 속에 나방은 지워지지 않는
찰나의 순간
사진 같은 것이었다
모든 추측은 내겐 억측같이 들리고
종적을 감춘 추리소설은
시계 소리와 라디오 그리고 불 꺼진 방에 천정을 응시한 나
독자의 빈곤이다
익룡에게 쫓기던 인류는 참새로 진화시킨
그 머리에 무궁의 상상력이 있었다
막둥이의 일갈이 자꾸 뇌리를 스친다
나비는 날개를 모으고 자고
나방은 날개를 펴고 자요
아내는 날개를 펴고 잠이 들었다
나는 마침내 모로 누워 새우잠을 잔다
날개가 돋지 못한 애벌레였을까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7-18 20:56:3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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