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2] 둥글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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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637회 작성일 15-11-08 20:24본문
둥글다는 거 / 채정화
어느 곳 하나 기울지 않고
느슨했던 선까지 완벽한 곡선이다
흔들렸던, 혹은 흔들릴 뻔했던
그럼에도 기필코 거쳐야만 했었던
너라는 크고 작은 봉우리 하나씩 지날 때마다
표정을 잃고 정물이 되었던 순간들이
날개를 펴고 날아오른 다는 건,
긴 시간 미로를 통과한 환희 같은 것이다
지워진 생을 복원한 듯 충만한 기쁨이다
둥글어진다는 건, 날 세우지 않고 수용한다는 것
어느 쪽에서 보아도 너그러운 곡선이다
힘껏, 꺾어도 생채기 하나 없이
부드럽게 휘어지는 활이다
너와 내가 만들어 가는 풍경이다
별의 심장 같은 순결한 숨결이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1-16 14:48:56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둥글다는 거..
그렇게 둥글어진다는 거
머리로만 허락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까지 송두리째 내주는 일이 아닐런지요
또, 그렇게 둥근 모습이 되기까지
<모남>이 깎이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아픔과 시련이 수반되겠는지요
그 인고忍苦의 과정에 있어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하는 삶이었다면,
켤코 둥근 모습은 지닐 수 없을 것
시인이 엮어내는 이러한 삶의 의미망意味網 앞에서
읽는 자, 또한 몸 전체로 부딪혀가며
살아있는 유기체로서의 시를 느끼게 되는 거 같습니다
비교적 짧은 시임에도, <둥금>에 묻어나는 삶에 결부시켜
포착한 사랑의 위치와 운동량이 선명한 시라는 느낌이에요
또한, 단순하게 <둥금의 미의식美意識> 을 말하기 보다는
자아의 환기적 효용效用을 꾀하는 예기銳氣도 느껴지고..
" 둥글어진다는 건, 날 세우지 않고 수용한다는 것
힘껏, 꺾어도 생채기 하나 없이
부드럽게 휘어지는 활이다
너와 내가 만들어 가는 풍경이다
별의 심장 같은 순결한 숨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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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하늘은쪽빛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둥글고 싶다는 소망이기도..
자신의 이기심을 바라보며 끝없이 절망의
나락으로 추락도 하구요..불가피 거쳐야하는 과정..
그래서 이렇게 둥근 표정도 읽어보잖아요..
그렇게 실패를 반복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모서리가 깎여나가는 건 아닐까 하는,
네, 함께 만들어 나가는..풍경이라는..
그런 사랑의 수고가 아름답다는 생각두요..
자신의 약함을 바라보며 조금씩 배우고 있답니다..즐거운 수업 ~ (웃음)
언제나 부족하기만한 졸시에..
더 깊은 의미로 사유를 확장시켜 주심에
진심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