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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을 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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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00회 작성일 17-07-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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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은 베다


아무르박



익룡이 날아다니고 공룡이 춤을 추고 매머드가
코를 뻗어 올린 그쯤이라 해두지

나비가 날아다니고 아이가 춤을 추고
할머니의 지팡이가 걸음을 재촉하던 그쯤이라 해둘게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떠나지 않는 오후

베라~

나는 어쩌다가 나비를 떠나 보낸

어린아이의 울음소리에 줄을 묶고
이어진다 주저앉는다 부끄러움도 없이
쓰러진 자목련
누대에 가슴을 저밀어 오른 여린 손들이
떨어진다 흩어진다 그곳은 바닥

괴살 맞은 노인네
궁살 맞게 던져놓은 녹슨 톱
늑대의 아가리

굵은 가지 하나를 끊어 낼 때는 그리 싶더니
톱을 받아먹은 몸통
안돼요 엄마 그러면 안 돼요 안돼요 엄마
물심을 침범한 저 손
늑대의 이빨
톱을 놓으면 나는 죽지요

익룡이 날아다니고
아기는 옹알이를 하고
아득하다 저 손
매머드가 감아올린 자목련
이제는 첫 순정 쯤은 잊어주리라
빨래집게로 옹다문 자색 치맛자락
눈물 대신 젖은 톱밥

너 먼저 가라
나 또한 지구의 유목민이었지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7-23 14:13:0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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