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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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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94회 작성일 17-07-23 21:35

본문

                         부패(腐敗)

 

 

한 운명이 한 숙명으로부터 낯설어지는 과정 이었을 겁니다

 

기억에선 단내가 가시고

추억에선 쉰내가 났습니다

 

슬픔은 부패를 완강히 거부했지요

 

 

지나간 계절을 생매장하는 연습이자

그리움을 죽이는 훈련,

 

타율적인 퍼포먼스는 계속되었습니다

 

 

세월은 무력했으나

잔인했으므로

 

절망의 목구멍에 술을 들이붓던

개 같은 밤이면

 

치매 걸린 사랑은

저주가 비껴가기를 소원했습니다

 

 

속절없었습니다

 

이승 저 편 비탈에서처럼

저승 이 편 기슭에서도

부패는 진행됐습니다

 

천천히

망각보다 느린 속도로

아주 천천히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7-27 09:31:5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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