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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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287회 작성일 17-07-30 12:27본문
여행을 떠나다
찔레꽃 향기 탱자울 사이로 스미던 날
사립문에 붉은 고추들 주렁주렁 매달리던 날
사내는 여행을 떠났다
지팡이 놓고 봇짐 뉘일 겨를도 없이
절뚝이며 절뚝이며 청춘을 건너던 내내
오뉴월 해는 한사코 가자 쌓고
동지섣달 조각 달은 어서 따라오라 하였을 것이다
밥 짓는 소리 끊긴 쓸쓸한 마을 그 어디에도
굴뚝마다 거미줄만 무성할 뿐
목 축일 우물 하나 없었고
술 몇 방울로 시름을 적셔 보아도
얼마나 더 진을 빼고 가슴을 쳐야 저 험한 산을 넘을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으니
남은 것은 한숨 뿐이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바람을 견디던 마지막 낙엽 한 장 땅에 내리던 날
모질고 서러웠을 여윈 사내의 배경은 결국
캄캄해 지고 만 것인데
해가 뜨고 지는 일을 대하듯
무심할 노릇만은 아닌 것 같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8-02 10:37:09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왜 하필 붉은 고추 매다는 날 날
여행을 떠났는지 물을 곳은 없군요.
마지막 낙엽 내리던 날 돌아왔어야 할
그 사내,
배경이 깜깜해졌으므로 그 이유를 설명할
자막 또한 깜깜했을 터,
약간은 미스터리한 여운을 느끼며
물러갑니다. 감사합니다. *^^
윤희승님의 댓글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졸편에 다녀가신 추선생님, 감사합니다
날시가 많이 무덥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고나plm님의 댓글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상경하는 SRT안에서 읽는 즐거움 갖습니다
더위속을 풀숲 제치듯 그 맛이 시원합니다
좋은 글 올려주신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낭만주의 같은데 슴베찌르개가 들었네요.
어조가 더욱 싱그러워졌습니다.
윤희승님의 댓글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는 내리지만 오늘도 환한 일들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고나plm님, 활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