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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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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288회 작성일 17-07-30 12:27

본문

            여행을 떠나다

 

 

 

 

찔레꽃 향기 탱자울 사이로 스미던 날

사립문에 붉은 고추들 주렁주렁 매달리던 날

사내는 여행을 떠났다

 

지팡이 놓고 봇짐 뉘일 겨를도 없이

절뚝이며 절뚝이며 청춘을 건너던 내내

오뉴월 해는 한사코 가자 쌓고

동지섣달 조각 달은 어서 따라오라 하였을 것이다

 

밥 짓는 소리 끊긴 쓸쓸한 마을 그 어디에도

굴뚝마다 거미줄만 무성할 뿐

목 축일 우물 하나 없었고

술 몇 방울로 시름을 적셔 보아도 

얼마나 더 진을 빼고 가슴을 쳐야 저 험한 산을 넘을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으니

남은 것은 한숨 뿐이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바람을 견디던 마지막 낙엽 한 장 땅에 내리던 날

모질고 서러웠을 여윈 사내의 배경은 결국

캄캄해 지고 만 것인데

 

해가 뜨고 지는 일을 대하듯

무심할 노릇만은 아닌 것 같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8-02 10:37:09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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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왜 하필 붉은 고추 매다는 날 날
여행을 떠났는지 물을 곳은 없군요.

마지막 낙엽 내리던 날 돌아왔어야 할
그 사내,
배경이 깜깜해졌으므로 그 이유를 설명할
자막 또한 깜깜했을 터,

약간은 미스터리한 여운을 느끼며
물러갑니다. 감사합니다. *^^

고나plm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상경하는 SRT안에서 읽는 즐거움 갖습니다
더위속을 풀숲 제치듯 그 맛이 시원합니다
좋은 글 올려주신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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