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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골, 흠한골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506회 작성일 17-08-07 08:09

본문

 

깊은 골, 흠한골 / 최 현덕

 

잠든 그 길을 깨우면

길 위에 육남매가 서 있다

흰 수건 두른 어머니가 맨 앞에 서서

아이들과 읍내 오일장에 가는 날

늘어져서 허술하고 힘든 30리 길이 서고

대장 어머니 앞에 범도 넙죽 엎드렸다

깎아지른 협곡은 쥐 죽은 듯 가라앉아

절벽에 핀 꽃은 만월을 품은 듯 고고했다

하얗게 내리쬐는 여름 햇살 그 길은 적적하여

늘 시커먼 입을 열고 유유낙낙 호랭이굴 옆에

굴피나무를 오르내리는 담비가 길을 홀렸다

무장공비가 드나든 흠한골은 더욱 괴괴한 시름에 젖었다

눈에 익숙한 풍경 속, 그 길 위

머릿속은 늘 맑은 날 보다 장대 같은 소낙비 였다

 

산사태로 소외양간도 쓸고 간 그 길,

육남매가 근근부지 연명 할 때 마디마디 옹이진

어머니의 손끝을 호호 불어주던 그 길,

긴 장마가 하늘을 뭉개도 입에 풀칠 해 준 그 길은,

시퍼렇게 멍든 손으로 화전민이 됐을 때, 멍든 손에

따라지목숨을 무쇠목숨으로 감겨 준 길이었다

세상에 유일무이唯一無二 한 길이었지

 

한줄기 빛이 깊은 골을 감싸 안을 적,

어머니는 목젖이 찢어질 듯 그르렁 자연을 삼켰고

산야초가 손짓하는 모랑가지엔 메아리가 걸려 있었다

허기진 뭉클함이 어머니품속을 그려놓았다.

그 길 위, 허기는 육남매 전용 공간 이었지.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8-12 10:16:53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36쩜5do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36쩜5do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시에서 말한 '허기진 뭉클함'바로 그것때문에
시인님이 시를 쓰시는 것 같습니다.^^
시 쓰는 이들 모두가 아마도 그런 '허기진뭉클함'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시절 그 길은 모두가 엄청 힘들었지요.
유년시절에 흠한골에서 풀 뜯어 먹으며 연명 해 온게 지금 생각해 보면 기적입니다.
다녀 가심 감사드립니다. 시인님!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profile_image 별들이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쩌면 저리도 울집과 똑 같나요
울집은 오남매 였고
제가 대장 이었지요
저는 아들이라고 강냉이를 삶아도
제일 맛난것은 내 차지였고요
새옷에새신발만 신었는데
동생들은 돌아가면서 옷도 입었지요
옷도 대물림 이었어요
그때 생각하면 마음이 저리 옵니다
감상 잘 했습니다
최시인님!!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50,60세대는 거의 비슷한 처지가 아나었나 생각합니다.
입에 풀 칠하기 힘든 세상에서 뭘 바랬겠어요. 그저 허연 이밥 한그릇 먹어 보는게 소원이었지요.
량재석 시인님도 강냉이 세대시군요. 고생 하셨기에 글이 참으로 맑습니다.
고맙습니다. 량재석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련한 추억으로 끌려가다보니
저도 눈물이 왈칵 쏟아 집니다.

육 남매를 이끌고 가시는 생전의 어머님 앞에
호랑이도 놀라 벌떡 일어서서 도망치는 근엄한 모습!
이제는 미움인지, 그리움인지 알 수 없는 피안에 뒷길,

헤아려 본들  무엇하리까 이미 떠나가신 영혼들,
더운 날씨에 함께 촉촉히 젖다 갑니다
평안과 건필을 빕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흠한골 같은 오지에서 유년시절을 보낸지라
뼈는 통뼈 입니다.ㅎ ㅎ ㅎ
맛짱 뜨면 절대 안집니다. 깡다구가 쎄그던요.ㅎ ㅎ ㅎ
웃자는 소리입니다.
더위에 건강하세요. 두무지 시인님!
고맙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 나서면 줄줄이 따라 나서던 길,
목숨줄 설움줄 이어주던 길,

어린 나이 육 남매를 열매처럼 달고 고생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는 돌아보아도 부끄럽지 않은 그길,
오히려 자랑스러웠을 그길에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친의 묘가 그쪽에 있어
가끔 들려보면 이 험한곳에서 어떻게 살았나 싶게
우거진 숲속이었습니다
국민학교 30십리 길 등하교를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신기합니다  밤톨만한 놈이 책보  짐어지고 험한 산길을 다녔으니,
다녀가심 고맙습니다
추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묘사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어렵고 힘든 시절인데도 자연속에 그려지는
서정의 풍경이 그지없이 촉촉합니다
진한 그리움에 젖는 시간일지라도
시인님은 행복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최현덕 시인님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글 감사합니다
평안한 시간 되십시요^^~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갑장님의 빛나는 졸업장 같은 세련된 글과는 비교가 안되지요.
투박한 삶 속에서 긴 터널을 헤맸었지요.
그 시간, 너무 배를 곯아서 지금도 국수는 2그릇 먹습니다. 뱃고래가 커져설랑. ㅎ ㅎ
더위에 건강하세요. 강신명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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