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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36쩜5do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23회 작성일 17-08-23 10:01

본문

벌목

      

 

 

거대한 편백나무 한그루

베어지고 있다

 

나무에게

베어진다는 것은

 

마냥, 꺾인다는 것!

 

가지가 정리되며

나무는 또 한 번을 꺾인다.

 

전기톱이 닿는 모든 곳으로

나무는 무릎을 꿇는다.

마치 처음부터

제 모든 몸이 무릎이었다는 듯이

 

잘릴 때마다 하나 또 하나 무릎들이 드러난다.

반성들이 드러난다.

 

나무에겐 다가오는 모든

고통이 반성이다.

죽음이 반성이다.

그리하여 도로 나무의 모든 삶이

반성이다.

 

드르이잉~ 드르이잉~

적막속에 울려 퍼지는

전기톱소리가 찬란하다.

 

눈부시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8-29 10:18:4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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