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찬가(愛讚歌) / 아람치몽니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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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6회 작성일 17-09-04 09:08본문
애찬가(愛讚歌)
-박세현
사주팔자를 보았습니다.
저는 목(木)이었고 당신은 금(金)이더군요.
목(木)은 금(金)에 베이던가 다듬어지던가 하던데
그 사실 어찌나 기뻤던가 방방 철없이 뛰었습니다.
뜨거운 여름입니다.
그 고운 손을 감히 잡아본건 지난 겨울이었구요.
겨울밤 아주 차가워 달빛이 그리 따뜻했습니다.
그 밤 놀라서 헛웃음이 나왔지요.
늘 새벽잠을 깨우며
매혹하던 달이
그저 당신의 실루엣을 쏘아내는
영사기에 불과했기에
-그림자의 테가 그리 고울 수 있습니까?
가지고 싶은게 생겼습니다.
당신의 거울입니다.
자고 일어나 양치하고, 손질하고, 틈틈히 비춰보는 거울
그 거울은 당신의 고움을 늘 담고 하루를 보내는데
-얼마나 눈부시게 고울까요?
얼마나 많은 당신이 담겨있을까요.
아직은 뜨거운 여름입니다.
그 고운 손 다시 잡아볼 날은 이번 겨울이구요.
백일홍이 아리따히 만개한 오늘
다시 그날 밤 기다리며
담아뒀던 짧은 이 나의 속의 시를 내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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