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 라라리베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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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13회 작성일 17-09-04 09:10본문
사계
-신명
햇살을 밟고 걸었어 걷는 사이 낙엽이 졌어 개나리는 보이지 않았어 잘려나간 시간엔 둥치만 있었어 조각난 하늘. 불면의 구름 띠가 몰려왔지 진짜는 어떤 건가요 재갈재갈 웃음소리가 흩어졌어 길들여진 하얀색이 난무했어 노래가 들렸지 익숙한 건 모두 길을 비켜 갔어 국화가 피고 있었어 뜨거운 세상은 모두 꽃이 되는 걸까. 슬펐어 고여만 있는 눈물이 슬펐고 책장을 넘기는 손과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를 해주는 눈이 슬펐어 높이 솟은 회색빛이 슬펐고 그때의 네가 없어져서 슬펐어 보았기 때문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이 지워진 지문처럼 슬펐어 얼마나 걸었을까 목이 말랐어 노란색 창가에서 녹지 않는 얼음 알갱이를 씹었어 선들한 바람 소리 겨울은 지독히 추울까요 커다란 나무를 갈망했어요. 낙엽을 따라 걸었어 걷는 사이 하늘은 가방의 지퍼를 마저 채웠어 진짜는 어떤 건가요 옷을 더 여며야겠어요 지금은 몇 악장, 누구의 선율로 흐르고 있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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