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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2) 잡념의 강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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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74회 작성일 17-09-10 03:35

본문

(이미지 12) 잡념의 강줄기/맛살이

1) 자식에게 전력투구하다 아홉이닝 모두 끝났다
    그럴듯하게 받은 평점으로 은퇴하자
    공 던질 구장 잃은 투수는
    삼진 잡아 울려 퍼지던 관중의 환호 소리 멀어지고
    두둘겨 맞고 허탈해하던 악몽에 
    헤매는 불면의 밤
    그 옛적 게임 시작을 찍은 사관모, 쪽두리 쓴 두 선수
    폐백상 펼쳐놓고 
    흐르는 잡념의 강줄기 속
    뱃놀이 하는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2) 은퇴 후 남성의 일과는
    구속과 해방의 38선을 오가는 외로움의 줄넘기 놀이
    헬스장 런닝머신이 제자리 걸음을 시킨 30분 동안
    숨이 차 벌어진 땀구멍으로 튀어나온 휄스의 神
    노인의 떨어진 맥박에 명줄을  걱정하고 있다

    동네 밥집의 모래알 국밥 부지런히 씹고 있을 때
    창 밖 바쁜 걸음의 젊음의 행진이
    유리창 화면에 무성으로 쉴 새 없이 돌아간다
    무와 콩나물 소고기 살점 궁합이 맞는지
    목구멍을 통과하며 화합의 소리 "후루룩"
    무신경의 임푸란트 이빨들,  노인을 위해
    열심히 맺돌질을 해줄 때
    주인을 기다리던 TV, 슬픈 세상사를 화면으로 쏟아내며
    가차 없는 응징의 코멘트를 기다린다

3)  내 이야기와 친구의 넋두리 귓속에서 증폭 재생될 때
     가을을 노래하는 귀뚜라미 소리
     여름 밤 하늘을 보내며 울어대는 기러기 소리
     가을을 미워하며 광란하는 남쪽 하늘의 허리케인의 소리
     수소탄 시험에 피폭된 돼지 멱 따는 소리
   
     창 밖에 스물 찾아온 해 뜨는 소리에
     난 끝없이 흐르는 잡념의 강에서 떠나
     열린 두뇌의 뚜껑을 닫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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