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을 그리는 사내 /추영탑
페이지 정보
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978회 작성일 17-10-30 10:32본문
자화상을 그리는 사내 /秋影塔
곧 떠날 것 같은 사내 하나 앉아있다
영원히 떠나지 않을 것 같은 사내 하나
앉아있다 햇빛의 반대쪽인 양 한 쪽으로
기운 어깨가 허전하다
가을은 멈춰 있고, 그림자는 누워 있어 납작한데,
가을의 말미까지는 일어설 것 같지 않은 그림자는
왼쪽으로 더 단단히 접착 되어 있다
누군가를 방금 보낸 듯도 하고
누군가가 곧 도착할 듯도 한데
시간을 주무르는지 시간에 주물리는지
주머니에 손가락만 가득하다
도축장에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정육점에 막 도착한 살점들처럼
몸이 한없이 무거워진 저 사내
남의 얼굴에 제 눈을 내어주고
저는 마음으로나 세상을 보겠다는 듯
저 세상에 갓 도착한 망자 같은 사내 하나
버스 오고 가는 정류장에 정물로 앉아 있다
정물이 된 자화상 하나 그리고 있다
나그네 같은 저 사내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03 09:54:49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이
큰일 저질렀구려
도축 지나 기증 지나
정물 자화상
가는 나그네
추영탑시인님 가을이 무섭긴 하죠!! ㅎ ㅎ
남녀노유 항꾸내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런 짠한 모습으로 앉아있는 나그네는
되지 맙시다.
가을이 무서우면 댓폿집에서 딱총이라도 마실 일이지
저리 슬퍼 보이는 나그네는 되지 맙시다. ㅎㅎ
술집에서는 술이 남아 돈다고 난린데... ㅋㅋ
감사합니다. 석촌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화상을 그리는 사내,
가끔은 무언지도 모르고 나르시시즘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차라리 나뭇잎 내려놓고 돌아보는 가을에 모습이면 어떨까 싶습니다
오즈음 정치권에도 수많은 비뚤린 자화상,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절 탓일까요?
보이는 것마다 다소 쓸쓸하게 보이는 탓일까요?
한 곳에 떠나지 않고 오래 앉아 있는 것도
어딘지 모르게 공허를 느끼게 합니다.
정치권이요? 접입가경으로 치딛는 모습, 고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눈에 뻔히 보이는 팩트를 놓고 쌈박질 하는
가련한 인생들, 누가 누굴 탓하는지... 원!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영탑님
안녕 하세요 반갑고 반갑습니다 우리 시인님!
정류장에 앉아 있는 그 사내 오직하면 그렇고 앉아 있을까?
불상한 노숙자가 안인가? 짠한 마음입니다
아님 악처 한테 쫏겨 났는지도 모르지요 아무튼 안 됐다 생각 합니다
그 분에게도 젊은 날이 있었을텐데요 ㅎㅎ
짠한 마음으로 읽고 갑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시간 되시옵소서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백 명의 효자보다 한 명의 악처가 낫다지요?
결국은 그 사내도 어디론가 떠났겠지요. 노숙처를
찾아갔거나, 악처를 찾아갔거나.... ㅎㅎ
자화상을 들고요.
눈 시린 그림 하나 그려 보았습니다. 지금은 다 지워졌지만...
감사합니다. 은영숙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