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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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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터모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06회 작성일 17-11-17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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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의 기행 (원제 : 아리로 쓰는 봄)


 책장을 넘기던 바람이 서식에 놓인 바람개비와 접면한다. 서간을 흔들면 바닥으로 쏟아지는 책장너머에 대하여 아리는 마른 낙엽으로 수집된 어느 가을날 오후와 경계에 있다, 가 책보만한 오후가 꾸려지면 바람의 날개를 퍼덕이던 낱장들은 산세 깊은 명치에로 향하곤 했다.

 온몸으로 유리벽에 부리를 때리던 새가 나왔을 때 어스름인줄 알고 봄꿈에 빠진 날, 소낙비에 한참이나 바깥을 서성인 듯 책장 물기에 깬 것은, 왠지 모르지만 부리가 아프다며 봄날에 대하여 중얼거리고.

 아직까지도 눅눅한 부리가 넘겨질 때면 온몸 저리도록 몽환까지 주름이 잡혀있고.


 어제는 계절이 수시로 밤하늘 별빛아래 꽃망울로 터지는, 귀가 먼저 환해진 허공을 떠다녔다. 형형색색의 폭죽들이 손뼉을 치는 늦가을 마른 나뭇잎 바스락대는 길을 산보하고 소풍에 가서 눈가리개 차고 술래가 되었다. 허공으로 손도장을 얼마나 찍어야 내일이 오는 것인지 손부리가 밤의 부스러기를 쪼아대다 프랑켄슈타인은 퍼덕이고.

 아주 오래오랜 할머니는 뼈마디가 시리다며 비를 예견하여 말씀하시길, 가끔 물기를 털어내듯 아리는 어깨로부터 도래된 예언을 따라가고, 다음날 어김없이 비는 내렸다. 그러고 보면 아리의 어깨에 비구름 풍선이 매어달린 것을 본 듯도 한데, 새둥지 지어진 나무를 볼 때면 왜 그런지 그날이후 공중을 환하게 꽃피우던 폭죽놀이가 한 번씩 떠오르는가하면, 소나기에 쫓겨 다닌 어스름 곁이고.


 창가로부터 투망한 빛이 기대어오면 아리어깨는 뽀드득 눈 밟히는 풍선소리가 쓸고 지난 것 같다. 오렌지 빛 물비늘이 날리던 고장으로 하얀 꽃가루가 켜켜이, 입김으로 휜 삭풍에 꽃물이 차오른 손등부터, 한 길가 겨울의 눈시울이 왜 그런지 붉었다. 눈보다 하얀 두 볼이 야위면 겨울이 가는 것으로 알던 마른기침과, 바깥으로 닮은 듯 저 혼자인 달이 환하게 날려가고.


 글월모양새의 분진 날리던 봄이 와 송홧가루로 앉으면 아리손등에서 흐른 꽃물은 어스름에까지 흘러가 프랑켄슈타인을 깨운 듯하다, 흔들고 갔겠다. 책장이 나부끼는 봄의 문턱에서 한참이나 서성인 듯 하며.




2016.03.22.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21 19:54:00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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