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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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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2회 작성일 17-12-05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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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아무르박


머리를 깎았다
불쑥 나온 귀가 흉물스럽다
늘어진 귓불에 시선을 거둘 수 없다
고흐에 잘린 귀의 자화상
귓불을 매춘부에게 보냈던 마음은 무엇일까
귀는 집착이다
소리의 반전이다
얼굴의 숨겨진 자화상이다
내 것이지만 내 것일 수 없는 얼굴
낯선 이방인들이 거울 앞에 선다

고향을 떠나면 타향의 사람들
그들에게 고향은 집착이다
발칙한 생각이 엘리베이터를 오른다
현관문 앞에서
문을 두드리는 저 소리
귀속에 이명이 현존하는 세상의 바람 소리
한 옥타브
오르내리는 공명의 반올림
참선을 아는 고요가 어둠에 짓눌린다
슈퍼 문
태양에 길든 사람들이 달을 볼까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밤을 잊은 나그네들이 만들어 놓는 세상
시를 아는 감성의 사람들
생의 오 할은 감성이라는데
이쯤에서 밤의 안락으로 잠들고 싶다
귀에 대한 집착이 사물에 이입하는 순간은
초침의 소리도 송곳이다

시선의 몰입은 생각의 사유
철학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가볍지 않을
딱 그만큼의 감내를 배우고 싶다
시퍼렇게 날이 선 바람 앞에
옷을 입어도 자꾸 벗고 싶은 까닭을 모르겠다
내일은 자정이 훌쩍 넘어섰지만
잠들기 전에 지금은 오늘일 뿐이다

겨울의 참맛은
나무처럼 여원 사유의 가지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2-11 10:13:43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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