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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비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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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미스터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7회 작성일 17-12-0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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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비닐


들숨과 날숨이 바스락 교차할 때
정면에서는 들을 수 없는 스치는 소리가 있다


어머니가 싸주신 검정비닐 속을 들여다보면
통증을 쥐어짜는 신음소리와
이를 잘라내는 도마 소리가 들리고
소금 냄새가 나는 잎사귀이며 뿌리의 낮은 숨소리가 들린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등 앞에 서면
어머니의 소금 냄새가 난다
바람을 떠나 날아 본 적이 없는 검정비닐이
난기류를 만나 흔들렸던 것
깜빡이는 방향을 벗어나 다급히 방향을 바꾸었던 것
그럴 때마다 몸 안에 가득 찬 눈물이 균형을 잃고
비스듬이 쓰러져 흐른 흔적이다


검정비닐 속에 검정비닐을 묻으시고 다시
검정비닐 속에서 검정비닐을 발굴하시던 어머니
무엇을 담으려다 깜빡했는지
검정비닐이 들린 손이 깜빡깜빡 흔들리는 것이
깜빡이는 것의 쓸모는 깜빡이어야 한다는 자세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길을 열어주고 닫아주는 방식으로
빛을 마모하는 일이었다


들숨과 날숨 중 남은 몇 장의 숨을 골라 담았을까
숨소리를 챙겨 담은듯한 검정비닐을 싣고 돌아오는 길은
검정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하늘에도
우울증을 앓고 있는 별들이 많아선지
깜빡이는 별빛이
눈물처럼 짜고 환하였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2-11 10:29:13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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