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영혼에 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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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톰소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6건 조회 1,316회 작성일 15-11-19 12:13본문
잠결에 야구의 영혼*이 들어오지.
자리에서 쓱 일어나
내복 유니폼으로 방문을 나가지.
창밖은 꺼질 줄 모르는 광고판 조명.
새시 문엔 얼비치는 내 모습은
왼 다리를 천천히 올리지.
몸을 바로 세워 균형을 잡고 던지기 자세로 들어가지.
왼팔은 던지는 방향으로 두고
오른팔은 엉덩이 뒤로 뺐다가 어깨 위로 넘어오지.
디딤 발로 몸의 중심을 옮기며
공 던지는 시늉을 하는 거지.
상대가 없으니 싱겁긴 해도 참 열심이지.
몸이 풀린 야구의 영혼은
왼 다리를 더 높이 치켜 올리지.
몸을 뒤로 꼬았다가 풀면서 가슴을 내밀지.
팔 회전을 크게 하고 손목 스냅으로 채면서
그 쏠리는 힘으로, 전력으로 날아가는 거지.
그렇게 나를 던졌으면
넌 절대 나를 맞추지 못했을 테지.
꼼짝없이 맞아 날아갈 거였다면
한번쯤 저 광고판에 작렬하여 불꽃으로 터졌으면 싶지.
이 밤도 몸을 풀다가
스르르 빠져나가는 야구의 영혼.
자면서도 손바닥을 둥글게 마는 것은
폭포수처럼 꺾이는 마구를 익히려는 거지.
너에게 나를 소리치고 싶은 거지.
* 장수철의 시, <야구의 영혼>에서 빌림.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참 좋네요.잘 지내시지요..
으미 흠 저도 가끔 그 영혼이 들어옵니다.
톰소여님의 댓글의 댓글
톰소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4번 타자의 영혼이 들어오시지 않던가요. 그러면 저랑 벼랑 끝 승부를^^ 감사합니다. 꾸벅.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여시인님의 식?판엔 재료가 광활해
늘 흥미롭습니다. 자주 창방 나들이 해 주세요
톰소여님의 댓글의 댓글
톰소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꾸준히 창방을 지키고 계시네요. 환절기, 건강 주의하시고요. 감사합니다.
解慕潄님의 댓글
解慕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야구 같은 시 꿈속 마구처럼 던진 시
감사합니다
톰소여님의 댓글의 댓글
톰소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예전에 수리수리마구단도 있지 않았나요^^ 감사합니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몽유권법으로 오늘은 너클볼을 던지시는군요. 공이 너울너울 춤추다
절묘하게 중심에 꽂힙니다. 스튜우우라익!
아리에타가 올해 사이영상을 받았는데, 우리 시도 잘 쓰니까
시 사이영상은 톰소여 낙점.
헛춤이라도 춰야 살 것 같은 세상입니다.
내년 메이저리그에선 토종국산들이 활약하는 모습이 눈부실 듯.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톰소여님의 댓글의 댓글
톰소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너클볼 투수는 손이 커야 하는데, 저는 조막손이라서 아리랑볼입니다^^ 활연님의 넉넉한 스트라이크존에 감사하고요^^. 메이저리그 저도 같이 기대하겠습니다. 꾸벅.
고현로님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 읽으면서 이미지를 떠올릴 때는 많았어도
시 읽으면서 액션을 따라해보기는 처음입니다.^^
톰소여님의 댓글의 댓글
톰소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주무시기 전에 꼭 해 보십시오. 실제 공은 던지지 마시고요^^ 훨씬 몸과 마음이 개운해지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지막 행, //너에게 나를 소리치고 싶은 거지.//
여기에서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속내를 환하게 보게 됩니다
필승을 위해 던지고 치고 달리는 야구를 빌려 다른 편에서 바라보는 사람의 모습에 감명을 받습니다
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이 시인님!!!
톰소여님의 댓글의 댓글
톰소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소리치고 대신 '윽박지르고'로 했다가 순화했습니다^^ 150 정통 직구 하나 찍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꾸벅.
水流님의 댓글
水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광고판에 작렬하는 홈런이라면 맞아도 시원하겠습니다.^^
잘 계시지요? 이동훈 시인님.
모처럼의 옥고가 마구처럼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조만간 함 뵙고 막걸리 한잔 합시다.^^*
톰소여님의 댓글의 댓글
톰소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마침 조금 전에 우리 선수들에게 야구 영혼이 씌었는지 9회에 뒤집었네요^^ 주말 잘 보내시고요. 대구 오시게 되면 연락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동피랑님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책꽂이엔 엉덩이 시집이 언제나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지요.
눈치, 코치, 재치의 힘만으론 절대 불가능한 송구,
돋보이는 시력으로 외야에서 홈까지 한 번에 던지시는 에이스 시인님.
다음에 만나면 또 사인해주세요~^^
톰소여님의 댓글의 댓글
톰소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포수 머리 위로 그물망 쪽으로 던질지도 모르지요.1루 주자까지 홈으로 걸어서 들어오도록요^^ 자주 뵙지 못해서 죄송하네요. 주말 잘 보내시고요.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