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쟁이 / 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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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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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352회
작성일 15-11-1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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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쟁이
정연희 / 2015년 생명문학 장원 당선작(당선작이라 3년간의 저작권때문에 밝힙니다)
비가 내린 오후의 웅덩이에
소금쟁이들 둥둥 떠 있다
물에 젖지 않은 글자들이다
까막눈 노인부터
미취학 아이들까지도 읽을 수 있는
유유히 웅덩이가 키우는 글자들
손으로는 잡기 힘든
간혹 두 손으로 재빠르게 뜨면
어쩌다 잡히는 귀한 글자들
글자의 정교한 각도는
지게의 짐을 버티던 다리와 다리 사이의 각도다
저 생존의 각도
아버지의 아버지가 버텨오던 모습
불거진 힘줄의 시간과 무거운 어깨의 힘이 새겨져 있다
떠있는 것이 아니라
온힘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물을 누르고 서 있는
저 찰나의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물에서도 젖지 않고
낭랑하게 뛸 수 있다는 것은,
물 위를 가볍게 걸었다는 성인의 경지다
떠받히는 힘
흐르는 물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저 다리의 각도
어떤 훈계에도 잡히지 않는
소금쟁이들 운동장에 몰려다닌다
가나다라
물의 칠판 위를 재빠르게 돌아다니는 글자들
아직 철모르는 상형 문자들이 뛰어 다닌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1-23 17:57:59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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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술은 쉽고 사유는 깊은 좋은시...감사합니다
내공과 쉽지 않은 시간이 쟁여져 있는 서술이 깊습니더
좋은시로 자주 창작방을 밝혀주세요
수지정연희님의 댓글의 댓글
수지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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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바쁘지만 시간 내어 자주 와 글 읽으렵니다
고현로님의 댓글
고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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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요즘 게시판엔 읽을거리가 풍성풍성 하네요.^^
수지정연희님의 댓글의 댓글
수지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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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여기 오니 풍년이라 참 좋습니다^^
톰소여님의 댓글
톰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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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쟁이는 물위를 걷는 신공을 어디서 배웠을까요. 저도 궁금하네요. 잘 감상했습니다.
수지정연희님의 댓글의 댓글
수지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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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강원도에 갔더니 신공으로 못에 글을 쓰고 있더군요
내년 여름에 가보시지요^^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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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칠판 위를 재빠르게 돌아다니는 글자들///
소금쟁이가 쓴 글자들이군요
아이들 가나다라로...
개구쟁이 글자들
어리숙하니 철 모르는 글자겠지만
시향이 듬뿍한
감사합니다
수지정연희님의 댓글의 댓글
수지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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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소금쟁이들 뛰어 다니면서 쓴 글자니
읽지는 못하고 느끼고만 왔습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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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투명하여 바닥의 몽돌까지
잘 보이는 군요.. 잘 감상하였습니다.
수지정연희님의 댓글의 댓글
수지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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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록 시인님 여기서 뵙네요~
역시 투시력이 대단하십니다 ^^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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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희님 반갑습니다
선명하고 좋은 시를 읽습니다
창작방에서 좋은 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수지정연희님의 댓글의 댓글
수지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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녜~ 반갑습니다^^
좋은 놀이터인지라
가능하다면 자주 오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