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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밭에 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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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13회 작성일 15-11-1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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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춤에 베시시
무명 치마를 입은 초록 저고리
머리는 꽃단장을 했다.

시든 대파
바람에 대롱을 베이고
흰 거품을 문다.

젊어서 청춘이면
한단 두 단 푸짐한 한 다발로
저도 꽃같이 엮일 몸이었다.

시드는 것은 대파다.
남의 밭에 쪽을 진 무
늦바람에 꽃을 피웠다.

하늘을 보면 헤픈 줄 알았다. 배추는
치마를 동여매고 속이 여무는데
늦 싹을 피운 산 마늘 구멍이 숭숭하다.

11월의 늦 비는 밭떼기를 적셔놓고
오와 열의 열병식은
주전이 누군지도 모르고 뜀박질이다.

첫정은 첫서리에
이 모두를 녹여 내리는 것
파밭에 무면 어떤가?

무밭에 쪽파면 어떤가?
배추밭에 총각무면 어떤가?
고추밭에 고추를 내준 꺼 정이
들깨를 주고도 꼬습다 나란히 누워 꺼정이

넘어지고 자빠지고 덜어내고
밭뙈기로 들려 보낸 농심이 젖은 후에
받은 기침 소리처럼 안개에 빈들이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1-23 18:08:33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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