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殺(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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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森羅萬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827회 작성일 15-07-16 09:26본문
□殺/森羅萬象
1
- 부검보고서 -
질식사.
외부인 출입이나 타살 흔적이 없고
번개탄을 피운 점으로 미뤄
동반 자살한 것으로 추정됨.
2
단독주택 지하 셋방. 고단한 몸을 누일 곳조차 변변치 못한, 옹색한 방. 구석에는 옷가지들이 널브러져 있고, 위로는 먼지가 덕지덕지.
고요만이 남은 방. 정적을 깨뜨리는, 하얗게 질린 냉장고. 꼬르륵, 냉장고는 굶주린 지 오래. 누렇게 뜬 벽지에는 배고파, 외마디 절규가 얽 히고설켜있고.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입방立方. 청테이프로 도배된 녹슨 철창. 불빛 하나 없는 방은 어두침침. 뚜벅뚜벅, 무심코 지나가는 발소리. 무서워.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이들.
3
최근 들어 번개탄을 피워 자살하는 사람들이 급증함에 따라 정부는 자살률을 떨어뜨리고자 번개탄 판매 규제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번개탄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진열하도록 하거나 구입 시 장부에 개인정보를 필히 기재하는 등 판매 절차를 까다롭게 만든다면 훌륭하게 자살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재로 얼룩덜룩한 부루스타
현장에 적막만을 남기고 떠난
소리 없는 살인자.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7-17 14:50:47 창작시에서 복사 됨]
1
- 부검보고서 -
질식사.
외부인 출입이나 타살 흔적이 없고
번개탄을 피운 점으로 미뤄
동반 자살한 것으로 추정됨.
2
단독주택 지하 셋방. 고단한 몸을 누일 곳조차 변변치 못한, 옹색한 방. 구석에는 옷가지들이 널브러져 있고, 위로는 먼지가 덕지덕지.
고요만이 남은 방. 정적을 깨뜨리는, 하얗게 질린 냉장고. 꼬르륵, 냉장고는 굶주린 지 오래. 누렇게 뜬 벽지에는 배고파, 외마디 절규가 얽 히고설켜있고.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입방立方. 청테이프로 도배된 녹슨 철창. 불빛 하나 없는 방은 어두침침. 뚜벅뚜벅, 무심코 지나가는 발소리. 무서워.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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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번개탄을 피워 자살하는 사람들이 급증함에 따라 정부는 자살률을 떨어뜨리고자 번개탄 판매 규제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번개탄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진열하도록 하거나 구입 시 장부에 개인정보를 필히 기재하는 등 판매 절차를 까다롭게 만든다면 훌륭하게 자살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재로 얼룩덜룩한 부루스타
현장에 적막만을 남기고 떠난
소리 없는 살인자.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7-17 14:50:4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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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paramne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