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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동고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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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44회 작성일 18-01-18 10:48

본문

색동고무신 




 

과거가 없는 거리는 거리가 아니다

녹 쓴 세월이 머문 오일 장터에

기역자 할미가 꼿꼿이 선채로

시집 올 때 신던 색동 고무신을 찾고 있다

그 나이만큼 먹은

구석자리서 먼지 털어 낸 시간속에

새신랑 얼굴이 또렷이 내민다.

폐광되어 떠난 사람들 틈

슬픈 눈으로 바라보는 영감눈에

막장처럼 깊은 한숨이 쌓여

보일 듯 말 듯 혼자 떠난 그늘로 

저리도록 멍울이 아프다

그 겨울 봄다시 겨울

장터에서 만난 가난한 이웃들이

그 세월이 좋았다고

파장 술에 건들거리며 

속 울음 꺼내

세월을 털어 산그늘로 가고

시꺼먼 마을 어귀 드문드문 도깨비불이

가물거리며 중얼 거린다

초하루 기일 허망한 명치끝 넋 웃음에

색동 고무신이 댓돌에 그림자처럼

달밤을 이고 울고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1-21 11:04:27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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