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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공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슈뢰딩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7회 작성일 18-01-19 02:12

본문

(초고)

 

하늘 공원

 

 

뒷문에서 만나요

하늘과 닿아 있는 공원으로 가는

지름길을 알아요

노을이 떨어지는 시간에 봐요

고양이들의 선거가 열리는

담장 옆 가로등은 달보다 밝아요

입술을 빨갛게 바르고 오지 않아도 돼요

제가 나트륨빛 가로등으로 칠해 줄게요

보세요, 저도 오늘은

기타를 두고 왔잖아요

지금부터는 언덕을 오를 거에요

처음 오르는 이에게는 조금 추울지도 모르니

제 벚꽃색 카디건을 입으세요

내려올 즈음엔 당신의 것이 되어 있겠지만

 

당신은 저의 소매를 잡아 끌었고

저는 당신의 머리카락 끝을 따라다녔어요

당신은 마치 여기서 태어난 사람처럼

이곳에 너무나도 잘 어울렸어요

이 공원을 당신에게 주고서 저도

당신의 것이 되어버리고 싶었어요

그런 건 영원히 없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벚꽃잎도 다 떨어져

그 공원은 더 이상 열리지 않고

당신이 하늘 끝까지 걸어 올라간 그날부터

저는 덩그러니 나무꾼처럼 남아

낡은 기타처럼 그리움을 꺼내 들고

조였다

풀었다

하고 있어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1-22 10:32:23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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