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가(Arg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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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598회 작성일 18-02-25 03:12본문
알가(Argha)
한 그루 나무가 있었네
바람이 불었네
세차게 끝없이 불었네
나무는 부러져 두 동강이 되었네
하나는 고사하고 뿌리 있던 것만 살아남았네
시간이 흘러 부러진 자리 새로운 가지가 돋았네
그것은 전보다 훨씬 푸르고 튼튼하게 자랐네
어느 날 새가 날아와 거기 둥지를 틀었네
새는 알을 낳았네, 두 개의 노란 알을
알에서 새끼가 나왔는데 겨울이라 먹을 것이 부족했네
어미는 강한 것만 키웠네
세상이 하얗게 변한 저녁 한 마리가 죽었네
남은 새는 전보다 빨리 자랐네
날갯짓을 시작할 즈음 봄이 왔네
만물이 기지개를 켜 나뭇가지마다 물이 올랐네
죽은 것은 죽은 것
여기저기 꽃도 피기 시작했네
새들이 노래하며 둥지를 떠났네
계절은 그렇게 자꾸 피고 졌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네
누구도 말하지 않았네
*알가(閼伽 argha) : 가치있는 것, 불교에서 공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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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리아님의 댓글
그로리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envy refusal
동피랑님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Yep^^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런것 같습니다..
살아난 것만 이야기 하죠..
살아난 나무만, 피어난 꽃만,
알을 깨고 저 하늘을 나는 새들만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요,
여러가지 생각에
잠시 머물렀습니다..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스치는 순간 포착해서 옮겼는데 이바구가 성립하나 모르겠습니다.
시가 독자에게 뭘 가르치려 들면 안 된다고 하던데 이런 종류의 글을 두고 말 하는 것 같기도 해서 내심 찜찜합니다.
다시 월요일이네요. 서피랑님, 산뜻한 출발하십시오.
장남제님의 댓글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에 대한 화두를 던져줍니다.
죽은 것은 죽은 것
산 것이 세상을 만들어 가는군요.
오래 생각해야 할 듯.
동피랑님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개똥철학관입니다.
댓글을 복채로 받았으니 장남제 시인님은 세상사 고민 안 하셔도 됩니다.
이제 곧 봄을 안겨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