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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3) 철새의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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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5회 작성일 18-03-11 03:54

본문

철새의 과거


배고픔에 곤두선 말초신경
철새의 편대비행을 가능케 한다
저 하늘 가득 찬 새들의 절규는
배부른 자들에게는
만찬 뒤의 군무로 보이려나?

울타리 안 멧방석 위의 낱알로 
배 골리던 참새 한 마리
담장을 과감히 뛰어넘어 철새가 됐다.

수 없이 닥치는 생소함과 차별과 고난
이제는 난청이 되어 앞길을 못 찾고 헤매다
하늘 위 펼쳐지는 신기루 속,
혼 빠진 사람이 되어 미소짙는다

구름 속 차려 놓은 
무교동 낙지볶음, 양푼 주전자에 담긴 소주+박카스,
을지로 구멍가게 탁자 위 골뱅이무침과 막걸리

생사의 회오리 바람 속,
전신 참새 한 마리
좁은 고향 땅 걱정에 대양을 건넜다고 자위하며
오늘도 석양 아래
오솔레미오에 맞춰 춤 아닌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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