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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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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94회 작성일 15-11-28 09:25

본문

연탄

 

내가 사는 달동내에 줄줄이 배달되는 연탄

꺼질듯한 아궁이불의 신호에 마음이 조급해진다

부실해진 방구들 때문에 하루 밤을 따스하게 만들 수 있을까

 

붉게 달아올랐던 몸, 차가운 한파에 서서히 노파의 머릿결을 닮아간다

 

까칠해진 불의 온도

작게 열어 놓은 불구멍에 연탄의 호흡은 답답하다

 

연탄은 적당한 화력으로 제 몸을 완성해야 하는데

한 푼이라도 아까워하는 노파의 걱정에 완전한 화력을 지닐 수 없어

가물가물 거리는 하룻밤 시간이 몽롱해진다

 

이렇게라도 조금씩 열기 뿜어낸 흔적

악착스럽다

뽀얗게 탈색된 흙의 본질

지하갱도에서 구역꾸역 올라와 살아낸 긴 겨울에게 춥냐 라고 묻고 있다

 

새벽녘 얼마 남지 않은 화력

앞장서서 화력 뿜었던 연탄을 꽉 잡는다

끈질기게 화력 뿜었던 시간

이 아궁이에서 처음 가졌던 검은색은 찾아 볼 수 없다

 

노파의 손에 불집게가 들려있다

또 그렇게 한 장, 하루가 갈아지고 있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2-01 11:38:20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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