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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점 (氷点)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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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09회 작성일 15-11-29 18:27

본문

 

비둘기가 추운 아스팔트를 쫓고 있다

거리는  텅 비어

빙점을 오르내리는 바람과 싸락눈 차지다.

드문 드문 지나는 사람도 쫓기듯

건너편 까페로 들어가고

더러는 잰걸음으로 허겁지겁 사라진다.

싸락눈이 강아지를 쫓고

낙엽하나 돌담밑으로 숨는다.

삭풍을 거슬러 폐지 가득실은 리어카

헝크러진 노인의 머리칼에

듬성 듬성 앉은 눈빨이 매운 겨을을 끌고간다

차에 쫒긴 비둘기가 폐지위에 앉아

동그랗게 뜬 눈을 요리조리 굴리며

목아지를 까딱 까딱 폐지량을 세고있다

잡다한 빈 박스에 가득담은 폐지

아무렇게나 묶인채 위태롭게 쌓여있고

통털어 오천원권 한장에 응찰한 비둘기

흥정이 어려울듯 자리를 뜨고

리어카는 모른척

어린손녀의 웃음을 얹어 굴러가고

노인의 이마에 땀방울이 빙점을 녹이고 있다

바쁜것들은 서둘러 가버리고

노인만 산문에 기댄 도인처럼

리어카에 기댄채 물끄러미

언덕바지 고개위를 바라보고

태양은 종일 문밖으로 내다보지도 않았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2-04 08:55:0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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