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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뒤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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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733회 작성일 18-04-0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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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뒤꼍

    활연




 요양원에 묶은 시간이 이러구러 흘렀다
 아버지와 나와의 거미줄을 당겨 바닷가에 앉았다
 나는 현실주의인지 리얼리즘인지를 떠들었고 그 말인지 저 말인지 번갈아 가며 파도 소리에 섞어 또박또박 횡설수설했다
 아버지는 간간이 고개를 끄덕였다
 먼 바깥 주위를 살피다가 나무 의자로 가만히 감정을 회복시켰다
 한나절 나는 320km 남짓 거미줄을 게워냈고 아버지는 거미줄 위에서 무기력하게 출렁거렸다
 사실주의가 완성될 무렵
 거미줄이 무척 어지럽구나, 해먹으로 돌아가 흔들리는 게 좋겠다
 아버지는 귀환을 재촉했다
 고전주의가 저녁의 쌈에 싸여 목구멍을 간신히 넘었다

 아버지시여,

 무말랭이처럼 잘 마른 낭만주의 창밖을 바라보며 회고에 젖으시면 천금의 시간이 나비처럼 훨훨 날아갈 것입니다 부디 모쪼록 모름지기 외로워 마시고 궁전의 날 잘 보내세요

 곱사등이 같은 조촐한 뒤를 밀었다

 생활의 바퀴를 잔뜩 감아 핸들이 한사코 팽팽해질 즈음
 지중해를 건너오는 사이렌 소리

 지상을 완강하게 움켜쥐려 앙상한 날개뼈 부러뜨린 마음이
 검붉은 땅거미로 스민 마음이
  ㆍ
 천국의 창
 놓친 발목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사이
  ㆍ
  ㆍ
  ㆍ
 시멘트 바닥에 왈칵, 엎질러졌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4-10 16:12:53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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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음은 늘 그곳에 있겠습니다.
후진을 모르는 세월, 무조건 앞으로만 달리니 억겁인들 배겨나겠습니까?
부디 올해도 아버님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봄날 활연님 하시는 일도 쭉쭉 번창하길 바랍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미줄이란 시어에 마음이 그만 한없이 아련해집니다...
자신의 몸에서 뽑아내는 줄.. 온 몸에서 뽑아내는 말...
그것이 원망이거나, 연민이거나, 일상이거나..횡설수설 상처이거나..
쉼없이 쏟아내는 말,,
어지럽구나.. 비가 쏟아지면 통째로 실려가 버릴 거미줄 같은 말입니다.

깊이를 가늠못할,, 허무, 혹은 좌절,. 고통.. 연민..사랑이
서로 뒤섞인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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