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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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640회 작성일 18-04-08 11:16본문
감시
조금 앞 대객기는
물의 속살부터 뒤집는 혁명기
달이 점점 커지면서
조류가 빨라 물이 살아난다
수평선은 좌우 기울지 않고 늘 공평한데
민중처럼 움직이는 물고기 떼
물살의 세기와 방향 따라 각자 영법(泳法)이 다르다
들물이 채 몇 시간도 안 지나 날물로 바뀌듯
물때를 읽어야 은비늘의 물목을 알 수 있다
바람은 자고 간만의 차 별 없는 봄날
바닥을 살피는 척 편파적 도다리보다
오늘 나의 상대는 아나키스트 감성돔
파도가 제 몸을 찢어 때리는 갯바위
포인터가 위험해야 강한 입질이 성립한다
고봉밥 차린 월식(月蝕)의 밤
조용히 크릴 밑밥을 바다에 뿌린다
봉돌을 축으로 멀리 포물선 하나 그렸다
밤새 한려수도 초원을 침묵으로 밀고 간다
마침내 접영 하던 나비가 내려앉듯
초릿대가 파르르
놈이다
터질 듯 긴장 팽팽한 끈
목줄이 원줄을 잡고 나를 구부린다
내가 놈을 낚은 건지 놈이 나를 붙든 건지
한참 서로 밀고 당기는 순간
물 밖으로 치솟는 은빛 날개
뜰채로 올리면
자유가 푸드덕
잡았다!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시, 감씨이, 통영에선 그렇게 부르죠,
목줄, 목숨줄, 팽팽한 줄을 타고 오는 목숨, 긴장,
자기 몸무게보다 몇 배 더 나갈 것 같은 무게, 그 질긴 안간힘..
감시 한 마리에 시 한 수라..
싱그러운 봄입니다.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동안 좀 느슨하게 생활하여 눈곱 반만큼 부풀어 돌아왔습니다.
슬슬 글공부를 다시 해야겠지요.
비린 숨줄에겐 미안하지만, 우선 오짜 감시 한 마리 미역국 끓여 드시라고 창작해 올렸습니다.
다음엔 진짜로 시간 내어 뵙도록 하죠.^^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성돔에게 현혹되어 몇년 바다를
누빈 적 있지요.
영등철엔 대물이~
이맘때는 산란하려 갯바위에 바짝 붙을 텐데.
감성이 풍부한 낚시질도 옛일이 되었네요.
저는 서녘 끝자락에서 노을을 헤엄치는 돔을
눈으로 낚고 있습니다.
자주 오셔야 신선한 손맛을 볼 터인데,
그 특유의 시맛을.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활연님은 요산요수에 해당하니까 어질기도 하고 총명을 가졌다고 봐야겠습니다.
바다 한가운데 혼섬이 된 적도 있었다지요. 어쩌면 사월이라 바다가 우리에겐 더 무섭게 느껴지겠으나
사실 바다는 그대로인데 사람들이 자꾸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 같습니다.
하늘 혹돔 눈빛으로 사로잡는 분에게 언제 권주가라도 불러주어야 하는데....
저야 늘 그 나물에 그 밥이지만 조금 쉬었으므로 다시 시작해야죠.
항구에서 힘드시겠지만, 아버님과 행복한 시간 되길 바랍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가 놈을 낚은 건지 놈이 나를 붙든 건지]
바다 낚시를 해 본 적이 없어 그 손맛을 모르겠습니다.
시인님 시엔 근사한 묘미가 들어있어요
흥을 부르는 재주 부럽습니다.
좋은 시에 머물다 갑니다.
오랜만 입니다.
늘 건필하소서, 동피랑 시인님.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장희 시인님 반갑습니다.
격려 말씀 고맙습니다.
제 졸글에서 흥이라 할 게 있겠습니까?
물가에 살다 보니 그저 요설을 풀어둔 것입니다.
일 년에 한 번도 채 못 봬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시인님의 선한 모습을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봄날을 맞아 건강하시고 좋은 일 많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