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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사월의 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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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우수리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10회 작성일 18-04-18 08:20

본문


(이벤트) 사월의 서정




아파트 담장 밑을 핥고간 예초기 입을 피한 작은 초록들이 

깊은 땅의 소믈리에가 되어 사월의 체취에 취한듯 

바람 위에 누웠다


겨울 담장 위에서 온 동네 봄소식을 송출하던 앤티크 스피커는 

후속 연출을 위해 지하층에서 묵상 중이며, 무덕무덕 서서 

외진 걸음의 인도를 구르던 황금별은, 기다림 안고 심지 돋우는 

어느 외로운 방을 찾아들어 하늘이 되었다


꽃물 흔적에 눈시울 붉힌 가지들은 아픈 배 움켜 안고, 연두빛 

입술 새파랗게 질리도록 출산 준비에 분주하고, 첫 휴가 온 이등병의 

깍두기 머리 흉내 낸 은행나무, 뭉텅한 손으로 솜덜 같은 새순 

밀어내느라 부들거리는 부은 몸빛으로 담장따라 줄지어 간다


한낮의 아파트 광장


오월의 하얀 면사포를 위해 런웨이 꿈을 꾸는 이팝나무 한편,

조요한 눈빛으로 오른 정오의 외벽外壁 그 외로운 높이에서 

푸름을 향해 까치발이 된 사월이 깃발 처럼 나부끼고 있다
2018.4.18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4-21 08:16:46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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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셀레김정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셀레김정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희집 정원에 있는 등나무가 보랏빛으로 만개한 사월입니다
우수리시인님의 아파트에는 이팝나무가 하얗게 필 준비를 하고 있나봅니다 곧 여름더위가 올 것만 같이 날씨가 화창합니다
얼마남지않은 봄 날 맘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아름다운 서정에 젖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우수리솔바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우수리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 여기도 등나무 꽂이 이제 막 피기 시작합니다.
오월에는 이팝 꽃 그늘이 아득하지요.
보라빛 등나무꽃 향기가 그윽한 오늘 같은 날에는
잠간 앉아 쉬기도 합니다만 아쉽게도 감기 기운에
향을 맡을 수가 없군요.
참 좋은 계절입니다. 찾아주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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