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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에 앉아 나 세월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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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25회 작성일 18-04-3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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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에 앉아 나 세월을 읽고


아무르박


301호 최 숙희 임 고맙습니다
306호 안승열 임 감사합니다
296호 이 동수 임 말씀 안 해도 아시죠
로메인 상추에 치커리
당귀 고추모종 제가 좋아하는 방울토마토
주말농장의 텃밭에 앉아
메조소프라노 참새가 노래를 합니다
알토
까마귀가 솔밭에서 숨 고르기를 하네요
베이스를 깔아 주세요
산 비둘기가 화음을 맞추네요
제가 뭐라고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저는 삶의 미생
제가 지휘봉을 잡아보기까지
얼마나 긴 세월의 뒤안길이 있었을까요
도시 사람들의 꿈이 있었죠
자그마한 텃밭에 욕심 없이 하루를 심고
노을 진 하루가 섭섭해서
낙엽을 태우고
이제 눈 내리는 고요와 적막이
이 세상 끝이라 생각하는 날에
엽차 한 잔에 몸을 녹이죠
그래요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
믿지 않았죠
라일락 꽃 향기 창을 넘는 여름밤을
모깃불에 달 구름을 젖어
맑은 물에
별빛이 쏟아지는 밤을
누구인들 알고 있었겠어요
아침 찬 바람에 깨는 일장춘몽인 것을
하기야
사람이 그리운 밤에
낮술에 취하고 싶었습니다
인생은 자작나무 자작자작 타고 남은
검불에
마음을 풀고 사는 것이라고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마음을 비우고 산에 오른 까닭에
노을만 붉을 거라 생각할 이유가 없지요
내 마음 붉은데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5-04 10:39:25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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