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2] 좌판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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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yu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75회 작성일 18-05-10 12:12본문
좌판의 시간
눈먼 강아지처럼
주변을 동동 맴돌던 시간이
걷다가 뛰고
뛰다가 날기 시작하더니
자꾸 무엇이 없어진다
가져갔는지
따라갔는지
물어볼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이 막막한 삶의 행간
근력도 없어지고
이도 몇 개 없어지고
기억도 한 구석이
푸석푸석 떨어져 나간다
달수, 봉석이, 추자, 경심이,
김 영감, 안양 댁, 수동이 할머니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떠나갔으니
좌판에 펼쳐놓은 이 푸성귀
가슴에 심어 키운 사랑
이놈들도 고이 떠나보내야 하리
봄볕에 시들시들해지다가도
눈길만 주면 다시 파릇파릇해지는
갈퀴가 된 손으로
어루만지고 쓰다듬어도
방긋방긋 웃는 목 타는 사랑
시간은 그냥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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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죄판의 풍경이 애틋하네요,
시간도 그냥 지나쳐 가던 좌판.
되돌아보게 합니다.
pyung님의 댓글
pyu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게다가 귀한 말씀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