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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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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4회 작성일 18-06-2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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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잉 

  활연




  몇 푼 내고 얻은 스승도 많고
 쿠사리 듣다가 존심 상하면 바꾸고
 문전성시는 많으니까
 왠지 교양은 머리가 없으니까 시큰둥해지고
 기똥찬 날개 하나 달아줄 전지적인 선생은 많고
 등 떠밀어줄 것 같고
 절벽은 많아도 나에게는 자비를 남에겐 눈엣가시 자주 밟히고
 못 견디겠고 돈 내고 배운 게 얼마인데
 보따리 선생은 많고 가방 선생은 많고 잘도 칼질해주는데
 만든 게 미덥지 않고
 내밀었는데 상식적인 얘기만 들었고 방향타를 고칠까
 하다가 돈 버린 게 얼만데 아깝고
 아무튼지간에 되고는 싶고
 뭐가? 살아가는 사람,
 답이 마땅하지 않고 심심할 때마다 자존을 높이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낭비했고
 아는 게 많은데 아는 게 없고
 다 보이는데 어디서 본 것 같고 뭐 하냐 물을 때
 좋아하는 것 생겼다 말하기 그렇고
 씨름판엔 영 어울리지 않고 심판이나 감독은
 좋을 것 같고 선생도 스승도 어떤 땐 돈 밝히는 속물 같고
 인간적이라는 생각도 들고 새끼와 아내도 있을 텐데
 불쌍하고 불쌍하다가 정작 내가 불쌍하고
 배운 게 많은데 써먹을 일 없고
 써먹으면 싫어하고 늙은 프로레슬러처럼 손발이 잘 안 맞고
 어찌 훑어보면 도긴개긴이고 저마다
 심심한 것 같고
 나도 제법 일가견 있는데 이가견 있고
 자고 나면 달라지는 애인 같고
 어젯밤 애인의 귀엣말 같고
 바야흐로 생각해보니 도적질보다는 연필 가루 흘린 것이거나
 좌판과의 위무였던 것 같고
 알곡도 있고 낙수도 있고
 어느 밤 긍휼히 만진 발가락도 있고
 발가락 사이 바스락거리는 허공도 있고
 쓸모의 쓸모는 모르겠고
 괄목은 상대적인 것 같고
 유사개념은 한 트럭 같고
 거울에 써둔 낙서는 기억나지 않고
 적는 일이 귀신 잡아먹은 시간 같고
 씻나락도 까먹은 것 같고
 같고가 같고
 우리말 배움터에선 제법 기량을 터득한 것 같고
 모름지기 뜻은 있는 것 같고
 고스톱 치다가 동전에 민감해지듯이
 바둑 두다가 적개심이 흑백을 섞어 놓듯이
 아리랑과 쓰리랑의 차이를 모르겠고
 차이가 차이 같고
 부댓자루가 부대상황인 것 같고
 그런 고들
 고잉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6-26 10:42:50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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